말을 많이 해서 뭔가 잘된 적이 그다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글로 써야 하는 인생을 타고났구나, 하는 확신이 더해지곤 해요. 그렇다고 죽어서도 남을 흔적을 새기고 싶은 것도 아니고, 낯섦을 일부러 조장하고 싶지도 않고요. 어쩌면 우리가 기억하는 순간의 파편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조각일 수도 있고, 아마 그럴 겁니다. 이 세계를 믿지도 의심하지도 않으면서, 낙관도 비관도 아닌 채 살고 싶습니다. 그래도 약간의 기대는 가지고, 순간의 해프닝에 충실하면서요.